컴퓨터 컴퓨터는 너무 힘이 드나 보다. 잠시 쉬기만 해도 화면에 까만 커튼 치고 잠을 잔다. 곤히 잠자다가 살짝 자판을 누르기만 해도 벌떡 일어나 까만 커튼 걷는다. 언제 잠잤느냐고 시치미 뚝 떼고 시키는 일을 한다. 내가 쉬기 전에는 꾀 하나 안 부리고 열심히 일만 한다. 아홉 살 현서는 컴퓨터 게임을 하지 못해 안달이다. 녀석에게 좋지 않다는 것을 잘 알기에 일주일에 한 시간씩 허용하지만 녀석은 다른 곳에서 분명 더 많은 시간을 하고 있다. 더 빠져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런데 위 시의 화자는 꽤 성숙한 눈을 갖고 있다. 컴퓨터를 게임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꾀 하나 안 부리고 / 열심히 일만’ 하는 존재로 여긴다. 아주 생각이 깊은 아이거나 아니면 어른의 시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김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