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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한 시에 검은모자들이 찾아온다

<길벗어린이/한밤중에 한 시에 검은 모자들이 찾아온다.> 한밤중 한 시에 검은 모자를 쓰고 어디로 갈지 참 궁금한 제목이죠. 조금 무서운 느낌조차 들기도 하구요. 하지만 검은 모자를 쓴 사람들의 얼굴은 평화로워보기면 심지어 웃어보이기까지 하죠. 무서웠던 제목보다는 무언가 기대되는 시간이 될 것 같아요. 검은 모자들은잠든 사이 평화로운 밤을 위해 지켜주는 수후천사더라구요. 이불을 덮지 않고 자는 아이는 이불을 살짝 덮어주는 엄마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더라구요. 검은 모자는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겠죠. 매일밤 한 시가 되면 검은 모자가 우리집에 매일 방문해서 우리 아이들 이불 좀 꼭 다시덮어주었으면 하네요. 매일 밤 검은 모자쓴 천사님들이 오늘밤은 어느 곳을 갈지 궁금해지네요.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검은 모자 천사님이 언제든 우리 가까운 곳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분 좋아지는 밤이 될 것같아요. 항상 기다리는 마음으로우리 곁에 있는 검은 모자 천사님 오늘도 아무도 모르게 살금살금조용히 왔다가실 거죠.

이 책은 ‘검은모자들이 한밤중에 찾아와 이불을 살짝 덮어 준다.’는 기발한 상상을 바탕으로 점점 풍부하고 커다란 세계를 보여 줍니다. 간결하고 리듬감이 있는 글과 상상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잘 보여 주는 그림이 어우러져 마법 같은 이야기를 더욱 실감 나게 하지요.
검은모자들은 특별한 능력이 있는 가공의 존재이지만 친근한 얼굴로 늘 웃음 짓고 있어 현실에 존재하는 인물들처럼 느껴져요. 밤하늘 아래 펼쳐진 집과 빌딩, 강과 산, 도로와 놀이터 같은 배경도 아주 현실감 있지요. 검은모자들이 이불을 덮어 줄 때 잠든 사람들의 얼굴이 부드럽고 편안해지는 것 같은 미묘한 움직임을 알아채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이불을 살짝살짝 덮어 주는 장면은 상냥하면서 재치가 있지요. 검은모자들이 감옥까지 찾아가거든요. 검은모자들이 일하는 틈틈이 그네를 타거나 눈싸움을 하는 모습도 놓치지 마세요. 매 장면마다 유머러스하면서도 누군가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이 진솔하게 와 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