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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팬이라면 사도 나쁘지않을꺼같다.마지막에 언제나몇번이라도 노래가 아쉽아쉽게끝났지만말이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라는 최고의 작품에 매력적인 음악으로 아름다운 채색을 입혀온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히사이시 조의 콤비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을 통해서 또한번 수많은 관객들의 가슴을 감동으로 흔들어 놓는다. 특히 이번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음악으로 히사이시 조는 제 56회 마이니치 영화 콩쿨 음악상, 신세기 도쿄 국제 애니메이션 페어 극장 부문 음악상, 16회 골드 디스크 대상 올해의 애니메이션 앨범상과 함께 일본 문화계에 큰 공헌을 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요도가와 나가하루(淀川長治)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O.S.T.에는 영화가 전개되어 나가는 스토리에 맞춰, 영화의 느낌과 감동을 한층 더해주는 히사이시 조 특유의 매력적인 영화 음악 20곡이 수록되어 있다. 특히, 전곡을 The New Japan Philharmonic Orchestra가 연주함으로써, 대규모 오케스트라만이 전해줄 수 있는 장엄하면서도 감미로운 선율을 들려준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영화와 음악이 함께 우리를 아직 접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감동과 환타지의 세계로 안내해 줄 것이다.
히사이시 조의 음악에는 단순하면서도 풍성한 감정이 담겨 있다. 미니멀리즘의 영향을 받은 특유의 음악 양식은 그저 형식적인 스타일에 머무르지 않고, 그 간결한 음계 사이사이에서 배어 나오는 낭만적인 감성을 특징으로 한다. 즉 세련된 테크닉을 자유자재로 구사해내는 동시에 다채롭고 풍요로운 멜로디를 중심에 배치함으로써 듣는 이에게 더할 수 없는 친근함을 전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영상, 즉 화면에 펼쳐지는 다양한 이미지와의 일체감과 조화이다. 완벽주의자들인 미야자키 하야오나 기타노 다케시가 히사이시와의 작업을 고수하는 이유는, 그의 음악이 영상과 지극히 잘 어우러지며 살아 움직이는 듯한 역동성과 따스함을 동시에 가지기 때문이다. 그가 표현하는 음악은 다채로운 감정의 섬세한 부분까지도 놓치지 않으며 그로 인해 영화를 보는 이들의 상상력은 극도로 자극된다. 그것이 바로 히사이시 조가 들려주는 음악의 매력이요 힘이다.
히사이시 조와 미야자키 하야오 콤비의 일곱 번째 작품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역시 그러한 그의 모든 특징이 여실히 녹아들어 있는 영화다. 미야자키와의 다른 모든 작품들에서와 마찬가지로 그는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작업에 앞서 스토리보드를 바탕으로 한 이미지 앨범을 완성한 후 본격적인 음악 작업에 들어갔다. 전반적으로 기존의 미야자키 애니메이션에 삽입된 곡들의 독특한 스타일을 고스란히 따르고 있는데(특히 몇몇 곡들은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에 쓰인 선율을 연상케 한다), 곡들은 대체로 스케일 큰 오케스트라 연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역동적이고 풍성한 오케스트레이션과 피아노, 키보드로 표현되는 특유의 긴장감과 때로 서정적이고 때로 장난스럽기까지 한 밝고 가벼운 멜로디는 극의 내용과 상황에 적절히 배치되어 영화에의 깊은 몰입을 가능하게 했다. 그리고 사운드트랙의 음악들은 그 제목에 걸맞게, 영화의 각 장면들을 눈앞에 선명하게 불러올 정도로 시각적인 이미지를 제공해준다.
앨범에 포함된 스무 곡의 연주곡들은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오케스트레이션이 담아내는 음울하고 무거운 이미지 또는 역동적인 움직임과 심리 상태를 표현하는 화려한 구성 등은 듣는 이에게 짜릿한 감흥을 선사해주기에 충분하다. 맑은 피아노 연주가 이루는 아름다운, 그러나 묘한 긴장감이 감도는 선율과 후반부의 급박하게 전개되는 오케스트레이션으로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의 서막을 표현하는 어느 여름날(あの夏へ) 을 비롯하여, 부드럽고 서정적인 선율이 마음을 감싸오는 그날의 강(あの日の川) 과 또 다시(ふたたび) 등이 돋보이는 곡들이다. 그 외에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재미있게 표현한 보일러 벌레(ボイラ-蟲) 와 신들(神さま達) 과 같은 곡들도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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